
책으로 펴낸 평범한 노인들의 진솔한 인생스토리
2017.11.14
서구, 내일 '어르신 자서전 출판기념회' 개최
노인들, 전문강사ㆍ작가 강의ㆍ글쓰기 도움받아
총 12권 출판… 풍부한 지식ㆍ경험 후손과 공유
광주 서구에서 평범한 노인들이 자신의 굴곡진 삶을 자서전으로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광주 서구는 15일 서구청 2층 대회의실에서 '2017 서구 어르신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자서전쓰기에 참여한 노인들과 가족, 친지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축하공연으로 노인들의 전원합창, 시낭송, 장기자랑(품바ㆍ마술), 색소폰 연주, 참여자 소감발표, 기념촬영 등이 진행된다.
'어르신 자서전 쓰기사업'은 광주 서구의 노인복지 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이 사업은 노인들이 살아오면서 체득한 지식과 경험을 후손과 사회가 공유하고 책으로 인생을 정리하는 새로운 문화운동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광주 서구는 지난 5월부터 관내 1년 이상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공개 모집해 12명을 사업에 참여케 했다. 전문 강사의 지도와 7명 작가들의 도움으로 자서전을 완성해 노인들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책에 담아냈다.
강노섭(71)씨의 자서전 '초원은 잡초가 지킨다'는 스스로를 잡초에 비유하며 전쟁ㆍ산업화ㆍ민주화 운동 등 격정의 시대를 관통한 노인의 이야기를 다뤘다. 한국 사회 노인이라면 누구나 겪음직하면서도 특징이 있는 수많은 사건들을 실감나게 구성해 마치 독자 자신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를 돌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장문자(77ㆍ여)씨는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대학 출신의 엘리트로서 세파에 휘둘리지 않고 요조숙녀로 성장해 그 흔한 연애 한번 해보지 못하고 중매 결혼해 가정을 일궜다. 그녀의 자서전 '굽이쳐 흐르는 강물처럼'에는 세월이라는 강물에 떠다니는 부초보다는, 강물에 뿌리내리는 맹그로브 나무처럼 세상에 굳건한 뿌리를 내려서 열매를 얻어가는 과정을 여성다운 섬세한 필체로 그려냈다.
이밖에 출판된 자서전은 △김경호(72) '하늘나라로 간 천사' △고영화(78ㆍ여) '자녀들에게 피어난 나의 푸른 꿈' △이명자(77ㆍ여) '돌 틈 사이로 전해준 이슬의 행복' △박동재(77ㆍ여) '감사로 행복을 얻은 바보이야기' △안남남(71ㆍ여) '그 세상 참 아름다웠지' △이규연(74) '들꽃 인생의 은은한 향기' △박혜숙(68ㆍ여) '모든 것은 기적이였네' △장봉화(70) '공부하는 즐거움 보람있는 인생' △김명순(76ㆍ여) '세상의 촛불과 소금이였으면' △이명옥(68ㆍ여) '시련 속에서 핀 꽃망울은 행복이였네'등 총 12권이다.
서구 관계자는 "이번에 출판된 어르신들의 자서전은 구립도서관에 비치할 예정"이라며 "후손과 사회가 공유하고 새로운 문화운동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화선 기자 hskim@jnilbo.com